나는 2014년에 골드스미스를 입학했고 2017년 Year 2에 휴학신청을 했다.
군대는 아니고... 그냥 당시에 브렉시트로 학교가 계속 파업해서 수업도 못들었고, 우울증이 심해진거나 국제학생들에 대한 과도한 수업료가 많이 부담되어서였다. 자퇴가 아니라 일단 휴학을 신청하고 나는 일본과 독일을 거쳐 다음 학업을 마무리 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게 되어, 부득이하게 학업계획이 또 망가졌고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된 줄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한국 사회에서 학위가 없으면 받는 부당한 대우들을 (운명이라도 된 듯) 많이 접하게 되었고, 학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때문에 휴학신청을 하고 4년이 지난 2021년부터 학교의 교수나 Department에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 Year 0,1 때의 담당교수의 메일을 알아내서 나의 상황과 학업에 대한 열의를 가득 담아 메일을 보냈다. 물론 학교측에다가도 복학의 열망을 담은 메일을 보냈지만... 담당 교수는 나의 상황 파악을 하겠다는 답변을 보낸 이후로 1년간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렇게 2022년 여름이 되었고, 나는 담당교수에게 1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당신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 메일을 시발점으로 감사히도 학부장과도 연락이 되어 학교로 돌아오는 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학부장은 나의 복학을 허가해주겠다고 했다. 너무나도 감사했지만, 그 메일을 받은 건 이미 학기가 시작한 9월달이었다. 나는 다급하게 이미 학기가 시작되었고, 지금 당장 영국 비자도 없으므로 2022년에는 복학하기 어렵다고 연락했다. 학부장과 내 담당교수는 알겠으니, 2023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복학을 진행해보자고 답을 주었다.
2023년 봄부터 나는 계속해서 담당교수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중간에 휴가간답시고 두 달 동안 연락두절됐을때 일주일마다 메일을 보냈다.) 오랜 기간 휴학을 한 학생이 복학을 하려면 무얼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적혀져있는 가이드나 블로그글이 없어서 꽤나 고생했다. 나는 특히나 이전 영국 비자를 받았을 때 BRP카드 시스템이 도입되기 이전이어서, 내 이전 비자의 정보를 얻으려면 비네트가 붙어있는 여권을 확인했었어야만 했다. 문제는 그 여권을 잃어버려서 지금은 새 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 휴학을 신청할 때는 약 2년간의 잔류 기간이 있었지만 이게 아직도 유효한건지, 혹은 새로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건지도 매우 헷깔렸다. 결론적으로, 장기 휴학생이 복학할 때에는 아래와 같은 행정 처리를 마쳐야 한다.
- 비자에 남은 기간이 있어도, 학교측에서 비자 서포트를 취소했으므로 더이상 유효한 비자로 취급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학생 비자를 신청해야하며, 마찬가지로 새로 CAS를 발급받아야 한다.
- 새로운 CAS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학교 Admission과 연락하여 UCAS를 통해 프로그램에 재지원해야한다. (시스템망에 정보를 올리기 위해서는 필수라고 함)
- 별도로 튜터와 미팅을 통해 휴학동안에 전공과 관련된 공부나 경험을 지속해왔다는 것을 어필하는 면담을 가져야 한다.
- 위의 내용을 서면으로도 Admission에게 전달해야하며, 휴학중에도 전공과 관련된 공부나 경험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복학을 할 수 없게 된다.
- 비자 신청시 필요한 결핵검사또한 다시 받아야 한다.
특히 1번 내용에 관련해서는 영국 비자청에게 유료 문의를 수차례 보냈지만, 직원마다 대답을 다르게 해서 매우 헷깔렸다. 막상 정리해두고 보니 처음 입학할때와 행정처리가 별반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내 CAS가 학기 시작인 9월 25일 저녁에 왔다는 것. 메일을 확인하자마자 비자를 신청하고나니 이미 새벽시간을 넘겨서, 가장 빠르게 vfs센터 예약을 할 수 있는 날짜는 9월 27일이었다. 28일부터는 추석 연휴였기때문에 나는 급행 비자 신청을 하며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10 영업일이 지나도 비자청에서 연락이 없었다. vfs 페이지 내 트래킹이나, vfs 어플리케이션 진행 과정 트래킹 화면을 보아도 접수되었다는 메세지만 있었지, 결과가 나왔다는 연락은 없었다. 아래 타임라인으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해봤다.
타임라인
9월 25일 | 저녁 11시경 CAS 도착, 비자 신청 온라인 폼 제출 및 결제 |
9월 27일 | VFS방문, 급행비자 신청 |
10월 6일 | - UKVI 메일링 서비스 (1문의 케이스당 4500원 부과)로 급행 비자를 신청했음에도 비자가 늦어진다고 문의 - 비자청에서는 비자 신청 접수는 되었으니 일단 대기하라고 답변 - 급행 신청에도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문의 - 내 메일 주소를 확인한 후 관련 부서에 알리겠다는 답변 - 일단 학교측에 비자가 늦어진다고 알림 + CAS에 적혀져있는 last day of arrival 를 수정해달라고 요청 - 해당 날짜를 11월 13일로 연기, 학교측에서 학기의 50% 이상을 결석하게되면 안되니 주의하라고 메일 |
10월 8일 | 케이스 escalation, UKVI측에서 15 영업일에서 최대 120 영업일 걸릴 수 있다는 메일 도착 |
10월 16일 | - 다시 UKVI에 비자에 문제 있는지 문의메일 - 비자 신청 접수는 되었으니 대기하라는 똑같은 템플렛의 답변 |
10월 24일 | - 재문의 - 10월 9일에 escalation되었으니 그 이후 15영업일을 더 기다리라는 답변 |
10월 29일 | VFS 방문, 정상 접수 된건지에 대하여 확인 + 다른 휴학생들도 통상적으로 오래 걸린다는 답변 들음 |
10월 30일 | - Re-escalation 이후 15영업일이 지났으나 아직 비자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문의 - 10월 30일 (문의 메일을 보낸 날)에 escalation 되었으니 15영업일을 또 기다리라는 답변 - 항의메일 작성, 급행을 신청했음에도 늦어지는 이유 + escalation을 두 번이나 했음에도 비자 신청이 진행되지 않는 점에대한 불만 제기 |
11월 3일 | - 비자 신청 접수는 되었으니 대기하라는 똑같은 템플렛의 답변 (3일걸려서 결국 템플렛답변..?) - 학업에 문제생기는 경우 변상이나 환불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질껀지 문의 - 불이익에 대한 변상 없음, 비자 신청시 지불한 IHS 금액 외 환불 불가라는 답변 받음 - 그리고 칼같이 문의 케이스 종료 (이후 처음으로 문의 경험에 대한 컴플레인을 넣었다) |
11월 6일 | VFS 방문, 내가 더 할 일이 있는지 혹은 내 케이스가 누락된 건 아닌지 문의 -> 그쪽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받음 |
11월 10일 | - 학교측에게 arrival date 연기를 재요청 - 학교측에선 이미 학기 시작 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enrol 불가하다는 답변 + 2024년 복학을 권유 + CAS 취소하겠다는 메일 도착 - 담당교수와 학과장에게 연락, CAS 취소로 인하여 비자 거절된 이력은 추후 비자 신청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으니 스스로 비자 신청을 취소하게 해달라고 메일 |
11월 13일 | 비자 신청 취소, IHS 환불 관련하여 UKVI 문의 메일 발신.. |
결론적으로 이번년도에 복학할 수 있을꺼라 예상하고 준비한 모든 내 플랜이 비자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전부 무너졌다. 뭐 내년을 잘 준비해 봐야겠지만... 학교 준비하느랴 6개월간의 커리어 공백도 생겼고, 집은 정리했고, 짐도 다 싸버려서 다시 생필품들을 구비해야하게 되었다. 심지어 8월부터 예약해둔 집.. 11월 입주라서 보증금도 보냈고, 11월중엔 가리라 예상해서 한달치 집값도 다 보냈는데 이 문제를 또 잘 해결해 봐야겠다ㅠ
전반적으로 이번 복학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영국은 예나 지금이나 참 외국인에게 불편한 나라인 것 같다. 내년을 준비하며 잘 버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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