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꽤나 많은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로 인하여 공황장애를 앓고있다고 한다. 나 또한 전 직장에서 공황장애를 2년간 앓았고, 그로 인하여 퇴사를 마음먹었다.
그러나 퇴사를 할 때, 자발적인 퇴사가 아니라 공황장애로 인해서 퇴사를 하게 되면 기록에 남게 되는게 아닐까? 하고 불안했던 적이 있다. 또한 권고사직을 받게 되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기에, 마음을 가다듬으면서도 경제적인 안정을 누릴 수 있는지라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퇴사 사유가 공황장애일 수 있을까?
일단 퇴사 사유는 고용보험 코드에 적용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갑자기 웬 고용보험?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장에서 가입한 고용보험은 퇴사를 하면서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그 때 상실 사유로서 적히는 코드들이 있는데, 해당 코드가 무엇인가에 따라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고 없고가 결정된다. 때문에, 퇴사 면담에서 퇴사 사유는 상당히 중요하다.
자발적인 퇴사는 당연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비자발적인 퇴사는 실업급여 수령의 대상이 된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사업장의 인원감축 등이 있다.
그렇다면 공황장애처럼 회사에서 얻은 해로 인해 퇴사하는 경우는 어떨까? 사실 코드상 해당 부분에 상응하는 퇴사 사유 코드는 없다.
고용보험 자격상실 코드에 대해서는 해당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나는 퇴사시에 26번 코드 (26. 피보험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해고,권고사직 또는 계약 파기) 를 부여받았고,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했다. 나는 23번의 8번코드 (근로자의 귀책사유 없는 해고)가 부여될 줄 알았는데, 막상 퇴사하고 보니 나에게 귀책사유가 있어서 퇴사처리가 된 코드가 부여되었기 때문.
퇴사 면담시 공황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으나, 사측은 현 상황에서 해결을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권고사직 처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퇴사시 작성한 사직서에 공황장애가 아닌 권고사직이라고 작성되어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퇴사코자 하는 사유가 공황장애와 같은 건강의 이슈일지라도 해도 사측에서 부여하는 코드에는 해당 내용이 담기지는 않는다. 귀책사유로 권고사직을 받았다고 처리되거나, 그렇지 않거나.. (내가 알기로는 23번의 8번 코드는 부여시 사업장이 국가에서 받는 지원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가급적이면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회사에 따라 퇴사 면담시에 권고사직이 어렵다고 거절될 수도 있다. 때문에 퇴사 면담시 공황장애로 퇴사를 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칠 때에는 조심스럽고 현명하게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공황장애로 권고사직을 받을 수 있을까?
질문에 답변하자면, 회사에 따라 다르다. 나는 지속적으로 사측에 힘든 상황을 공유했고,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기에 재택 근무일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하는 면담 자리에서 급작스럽게 '해결이 안 되는 문제이니 권고사직을 권장한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나의 케이스로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공황장애로 권고사직을 받은 건 맞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고용보험 자격상실 코드가 공황장애와 연관된 코드도 아니었고, 사직서상 사유도 권고사직이라고만 적혀있었다. 이는 사측과 어떻게 협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해당 퇴사 사유와 코드가 재취업에 영향을 미칠까?
길게 몸을 담았던 직장에서 끝맺음이 좋지 않았기에, 재취업시 나도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결국 나는 운이 좋게도 게임업계에서 꽤나 유명한 회사에 재취업에 성공하게 되었다. 면접 과정이나, 서류심사시 해당 부분이 사측에 걸리는 요소로서 작용하진 않은 것 같았다. 최종 오퍼를 받고, 입사일을 정할 때 조차 '코드'라는 단어는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인사팀이 아닌지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취업시 해당 부분을 인사팀이 확인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답변이긴 하지만, 퇴사 사유는 면접시 역량껏 설명하면 되는 부분이고 코드는 취업시 관여하지 않는 것 같다.
요즘MZ세대의 직장에서의 문제랍시고 뉴스가 꽤나 많다. 어떠한 경제적인 활동도하지 않는 2030대 청년들이 많다는 사회문제도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쉬고 있는 청년의 70%가 근무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라는 통계가 보여주듯, 이제는 바뀌어야 하는 직장에서의 문화가 아직도 갈등을 빚게 하는 것 같다. 비상식이 상식으로 통용되던 구시대적인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병까지 이어지는 이들이 하루빨리 줄어들기를 바랄 뿐이다.
'✍️ Blog > 💔 공황장애 그리고 퇴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황장애 그리고 퇴사 #6 (0) | 2023.04.07 |
---|---|
공황장애 그리고 퇴사 #5 (0) | 2023.04.07 |
공황장애 그리고 퇴사 #4 (0) | 2023.04.07 |
공황장애 그리고 퇴사 #3 (0) | 2023.04.05 |
공황장애 그리고 퇴사 #2 (1) | 2023.04.04 |